NBA2009.10.30 01:13
경기를 보는 내내 오클라호 씨티 썬더의 전신인 씨에틀 슈퍼소닉이 생각났습니다. (물론 번게가 소리 보다 존내게 더 빠르긴 합니다만...-_-;)
얼마 전 휴스턴과의 시범 경기를 보다가 2쿼터 끝나고 3쿼터는 그냥 야동도 아닌데 빨리 가기 버튼을 계속 누르면서 뭐 재밌는 거 없나 하면서 보다가 4쿼터는 그것도 귀찮아서 그냥 안 봤었습니다. 그리고 내린 결론은 올 해도 썬더 어렵겠네였는데...


당시의 그 답답한 점퍼가 남무하는 경기가 아닌, 정말 시범 경기 땐 패밀리가 떴다에서 김종국에게 낚였던 광어 같았던 썬더가 완전 갓 잡은 뱀장어 같이 꿈툴 꿈툴 거리는 모습이었습니다.


이 경기의 기록을 보면 그린과 듀란트의 다득점이 눈에 띄었지만 막상 경기를 보니 웨스트브룩만 눈에 들어왔습니다. 얘가 이제 2년차인지, 아니면 3년차인지가 헷갈릴 정도로 신인 때에 비해서 한 계단 더 올라선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성장한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.

닥돌 형태의 가드들이 범하기 쉬운 문제가 무리한 돌파로 인한 충돌 사고인데, 돌파를 하는동안에도 계속 공간을 만들고 패스를 할 각을 찾는 모습이 노련하단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. 시범 경기 때 그 무기력 했던 움직임은 오간데 없고 경기 내내 쫄랑 쫄랑 뛰어다니면서 끊임 없이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고, 공간을 만들고 찔러 주는 모습이 정말 대단했습니다.

썬더는 런 앤 건으로 가야 된다고 전에 글에서도 밝혔었고, 공이 없을 때 계속 잘라 들어가고 듀란트는 보다 많은 돌파를 해야 된다고 저의 생각을 말씀 드렸는데 그런 저의 생각이 완벽하게 재현된 경기였습니다. 특히 듀란트는 신인 때 그 불안하던 볼 핸들링은 이제 찾아 볼 수가 없고, 공 운반은 물론  혼자서 리바운드 후 치고 들어가서 슛까지 마무리 할 정도로 드리블을 자신감이 붙은 모습입니다. 덕분에 돌파가 상당히 많았고, 공이 없을 때에도 계속 골 밑을 파고 들어서 쉬운 공격 기회를 얻고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기도 하는 모습이 이제 웨스트브룩, 듀란트, 그린은 nba에서 자신들이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완전히 가닥을 잡은 모습입니다.

무엇 보다도 1번부터 4번까지 모두 볼 운반이 가능하고 속공 전계와 마무리가 모두 가능하다 보니, 수비 입장에선 언제 어디서 어떻게 치고 들어올지 알 수가 없습니다. 웨스트브룩이 앞선에 찔러주고 속공을 들어가다가 여의치 않자 3점 선 밖에서 한 박자 죽이는 사이에 2선에서 웨스트브룩이 바로 잘라들어가면서 이제 막 안정화 된 수비진을 다시 한 번 어지럽혀 놓고, 그 사이를 다른 선수들이 치고 들어가서 손 쉽게 득점.  토니 파커 혼자서 치고 들어가서 마무리 하는 스퍼스에게선 기대할 수 없는 대목이죠. 속공에서 파커가 막히면 그때부턴 무조건 그냥 지공이니깐요.

그린은 다득점을 하긴 했습니다만 3점 슛이 좀 많았고, 작년과 비교해서 뛰는 모습 자체가 그다지 많이 변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. 워낙 천성에 안 맞는 4번을 보고 있는지라 4번으로서의 성장은 더딜 수 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. 하지만 경기 내내 상대방의 슛을 처내는 수비에서의 압박과, 미드 포스트에서 공을 잡고 전체적인 선수들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적절한 패스까지, 새로운 오덤이 아닐까 싶습니다.  

타보는 정말 완소입니다. 수비에서의 압박 뿐만 아니라 슛 거리까지 늘어난 모습, 보통 롤 플레이어들은 상당히 공격 가담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은데 셰폴로샤는 롤 플레이어로서의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, 공격에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줄기차게 킹스 수비진을 압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.


네너드 크리스티치는 썬더가 영입한다고 했을 때 그다지 반기지 않은 선수였는데, 스콜라를 보는 듯한 움직임에 놀랐습니다. 전 그저 픽 앤 팝이나 줏어먹는 선수인 줄 알았는데, 수비 공간이 넓혀져 있을 땐 바로 웨스트브룩에게 벽을 쌓아줘서 돌파할 공간을 만들어주고, 수비가 골 밑에 몰려 있으면 바로 밖으로 나와서 공간을 넓혀줍니다. 보통 머리 나쁜 애들은 스크린을 걸어주겠다고 마음 먹으면 자기를 막아야 될 선수가 어디서 뭘 하던 스크린만 걸어주는 경우가 많은데, 스크린을 걸어주다가 웨스트브룩이 돌파를 해들어가면 돌파 레인의 다른 쪽에서 같이 치고 들어가서 줏어먹기, 웨스트브룩이 돌파를 하면서 상대 선수들의 시선을 빼앗을 때 측면으로 빠져서 줏어먹기. 자기 다리가 느린 것을 점퍼와 훅슛, 그리고 가드가 센터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되려 센터가 가드를 이용한다란 느낌이 들 정도로 웨스트브룩과 어떻게 뛰어야 되는지를 제대로 알고 있는 모습입니다.

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오늘 같이 경기 내내 15-20점 차를 내내 유지한 경기에서 주전들을 저렇게 굴릴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.







킹스는 공수에서 다 아쉬운 모습이었습니다. 자기가 막아야 될 선수를 놓치는 모습은 경기 내내 보였고, 썬더의 효과적인 스크린 플레이에 완전히 말린 경기였습니다. 특히나 사실상 6-10인 듀란트에게 6-5인 메이슨을 붙여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. 차라리 돈테 그린이나 카스피에게 경험을 쌓아준다는 생각으로 모험을 걸어봐도 됐을 것 같은데... 실상 듀란트는 메이슨을 앞에 달고 별 부담 없이 점퍼를 날리는 모습이었고, 듀란트는 높이의 우위를 이용해 계속 골 밑으로 파고 들었고 메이슨으로선 할 수 있는 게 많질 않았습니다.더욱이 공격에서 도움이 될 선수도 아니었고요.

케빈 마틴 혼자서 죽어라 고생한 경기였는데, 솔직히 마틴이 저렇게 많이 득점한 줄 몰랐습니다. 거의 눈에 안 띄었거든요.-_-;

솔직히 가장 눈에 띈 선수가 카스피였습니다. 돌파는 좋은데 슛이 없는 선수란 평을 들었었는데 경기 내내 점퍼가 상당히 잘 들어갔습니다. 슛 거리도 꽤나 길었고요. 가르시아가 들어오면 또 자리가 애매해진다는 게 문제인데, 알아서 가르시아 복귀 전까지 감독에게 눈도장 찍어놔야 될 것 같습니다.


타이릭 에반스는 평가 보류입니다. 웨스트브룩이 오늘 저렇게 뛸 줄 몰랐고, 에반스의 오늘 모습이 1년 전 웨스트브룩과 크게 다를 거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. 특히나 혼자서 수비수 세 명 제끼고 레이업을 얹어놓고 오는 모습은 물건은 물건이다 싶었습니다. 포인트 가드란 녀석이 슛을 16개나 쏴제끼고 어시스트는 단 두 개인 건 까여야 될 부분이긴 합니다만, 이제 막 데뷔 경기를 가진 신인 치고는 기죽지 않고 열심히 뛴 거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.


그 박에 허즈와 톰슨은 뭐 했나 싶습니다. 1, 2쿼터 때 썬더에게 빼앗긴 공격 리바운드가 몇 개인지도 모르겠고, 웨스트브룩에 완전히 휘둘려서 그린과 크리스티치를 거의 방치 상태로 뒀죠. 그렇다고 그린과 완벽한 1:1을 막은 것도 아니고요. 허즈는 그 좋은 훅슛을 거의 쏘질 않습니다. 훅슛은 훅슛으로 끝나질 않고 로우 포스트에서 등지고 치고 들어가면서 자기 팀 공격의 전반적인 모습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, 킹스 처럼 가드진이 게임 운영능력이 떨어지면 센터에진에서라도 게임 조율을 해줄 수 있을 텐데 그런 모습이 전혀 안 보였습니다.

킹스 가드들 중에서 그나마 패스 다운 패스를 한 선수는 세르지오 로드게스입니다. 유연한 볼 핸들링을 기반으로 돌파, 그런 와중에 자기 팀 선수가 치고 들어가는 걸 파악, 패스의 각도를만들고 정확하게 찔러주는 모습. 이런 감각은 정말 타고난 선수란 게 눈에 보이네요.

톰슨은 여전히 방방 잘 뛰어 다닙니다만, 솔직히 알맹이가 얼마나 되나 싶은 모습입니다.




썬더에게도 이렇게 얻어터지는 킹스는 그냥 1번 지명권을 찾아서 가는 거야, 입니까. -_-;


그런데 유력한 1번 후보가 존 월.;;;

에반스 트레이드인가.-_-;


농담이 아니라 킹스 보다 약한 팀이 없을 거 같습니다.;;;



썬더는 아직 달라스 경기를 보질 못 했습니다만, 제 관점에선 달라스 보다 훨씬 좋은 팀이네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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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Roomate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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